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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어드벤처

플래쉬 게임, 노동 착취를 고발하다 - Sweatshop Boy

모두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일렬로 앉아 재봉틀을 돌린다. 생김새를 보아하니 동남아시아 같기도 하고 중국인 것 같기도 하고, 뒤에 제복 입은 사람을 보면 북조선 같아보이기도 한다. 재봉틀을 돌릴 때마다 상단에 Y자로 표시된 숫자가 올라가는 걸 보니 위안화를 사용하는 중국이 맞는 것 같다.

할 수 있는 건 F키와 J키를 열심히 눌러 재봉틀을 돌리거나 돌리지 않거나 둘 중 하나다. 열심히 돌리면? 소수점 단위 아래로 표시되는 임금이 올라간다. 더불어 HP가 빠르게 줄어든다. 쉬엄쉬엄 하게 된다면? 몸은 쉴 수 있지만 감독관의 눈밖에 나고 한 번의 실수로 공장 밖으로 내쫓기게 된다.

Sweatshop Boy

Sweatshop Boy는 스웨트샵이라는 단어가 뜻하는 그대로 노동자의 땀을 쥐어짜서 굴러가는 착취 공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캐릭터의 우측에 표시되는 게이지를 살피며 F, J키를 연타하는 과정에서 Janey Thomson's Marathon의 병맛을 떠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스웨트샵 보이를 노동 착취에 대한 고발로 보지 않으면 게임을 완전히 잘못 이해하게 된다.

왜 중국일까. 가장 최근에 있었던 일이라면 애플과 관련된 팍스콘의 사례가 떠오르지만 팍스콘은 처지가 좋은 편이라고 하기도 하고, 재봉틀을 돌리는 공장이니 그곳과 직접 관련이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세계로 공급되는 절대 다수의 물건이 싼 임금을 바탕으로 한 Made in China 딱지를 달고 있어서?

게임을 하다보면 버는 돈은 좀처럼 1위안까지 올라가지 않는다. 현재 환율로 1위안은 약 170원 가량하는데 100원 벌기 얼마나 어려운지 느끼게 하는 것에 게임의 목적이 있다면 대단한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임금으로 혹사당하는 현장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게임이지만 좀 더 폭넓게 생각해보면 부당함을 감수하며 일해야 하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요소가 있어 보인다. 기계가 고장날 때까지 끝없이 움직이는 재봉틀의 바늘을 생각하며 쓸모없어 버려질 때까지 일하며 살아야 하는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면 너무 비관적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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