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와 레벨업은 떼려고 해야 뗄 수 없는 관계일텐데 생각해보면 적을 잡고 성장하는 과정이 필수적이어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레벨업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 RPG가 이전에도 없었을 것 같지는 않지만 바로 그 점을 특징으로 하는 게임이 눈에 들어왔다.
The Enchanted Cave의 가장 큰 특징은 레벨업이 없는 RPG라는 점이다. 주인공이 성장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적과의 전투를 통해 경험치를 쌓고 능력이 좋아지는 방식은 아니다. 플레이어는 불필요한 전투는 최대한 피하고 얼마나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 효율적인 방식으로 게임에 접근해야 한다.
더 인챈티드 케이브에서 중요한 건 던전을 한 층씩 내려가는 것이고 더 이상 내려갈 수 없어 던전 밖으로 빠져나오면 남는 것은 그간 벌었던 돈과 Stat Gem을 통해 올려놓은 스탯뿐이다. 캐릭터의 성장은 마지막 층까지 내려갈 수 있는 도구가 되는 수준에 머문다.
던전은 계단으로 한 층씩 연결된다. 하지만 내려가는 계단만 있고 올라가는 것은 없다. 밖으로 빠져나가려면 지하 4층 이후로 등장하는 Escape Wings라는 아이템을 사용해서 던전 자체를 탈출해야 한다. 지하 100층까지 이런 방식으로 자원을 얻고 무기를 강화하며 내려갈 수 있는 지점까지 내려가는 것을 반복해야 한다.
물론 처음부터 모든 걸 다시 반복하는 과정은 지루할 것이라는 걸 예상해서인지 매 아홉번째 층마다 출현하는 상점이 기준이 된다. 만약 29층의 상점에 도착했다면 게임을 새로 시작했을 때 출발하는 위치는 19층이 된다. 플레이어는 매번 상점이 나타날 때마다 바로 전 상점에서 출발하는 것이 유리한지 더 이전부터 출발하는 것이 유리한지 생각해보고 층계를 내려가야 할 것이다.
탈출하지 못 하고 적에게 쓰러지면 마지막 시도에서 얻은 것들은 날아가버린다. 아슬아슬하게 강한 적을 노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 세이브는 로드하는 순간 지워진다. 게임을 도중에 끝내려면 세이브 버튼을 꼭 누르거나, 탈출 아이템을 사용해야 한다.
전투와 이동은 방향키만 사용하면 된다. 적에게 접근하면 자동으로 전투가 시작되고 아이템도 방향키를 눌러 접근하면 얻게 된다. 마우스는 아이템을 사용하는데 쓰인다. 무기와 갑옷은 우측 창에서 드래그해서 착용하고, 소모성 아이템이나 마법은 캐릭터에게 드래그해서 사용한다.
아이템 중에는 노란색으로 도드라져 보이는 특별한 것들이 있다. Artifacts로 분류되는 특수 아이템들은 던전을 무사히 탈출하면 그대로 남는다. 아티팩트 아이템은 노란 상자에 담겨있고 Stat Gem과 함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아이템이다.
또 아티팩트 아이템 중에는 Eye라고 이름 붙은 것들이 있는데 이 아이템을 입수하면 적의 공격력은 얼마인지 특성은 어떤지 아이템의 능력에 해당되는 적 정보를 볼 수 있게 된다.
주요 능력치는 Strength, Defense, Intelligence, Agility인데 각각 공격, 방어, 마나, 공격 속도를 의미한다. Agility가 적보다 높으면 먼저 그리고 더 빨리 적을 공격한다.
상인이 범인이다!
그나저나 최종 보스는 반전을 노렸을 것 같지만, 소년 탐정 김전일 만화책에 누가 범인 지목해서 동그라미 쳐놓은 마냥 저렇게 노골적이어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