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온통 좀비로 가득차버린 모습을 그린 소설 ‘나는 전설이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주인공이 열심히 치실을 쓰는 장면이었다. 더 이상 치과의사를 만날 수 없는 환경에서 좀비에게 공격당하는 것보다 더한 고통을 피하기 위해 구강위생을 신경쓰는 모습이 한 번 머릿속에 박힌 이후로 비슷한 상황에 처한 다른 사람들을 볼 때면 가장 먼저 치아 건강 문제가 걱정된다.
치실이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립된 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된 것처럼 좀비 게임이나 좀비를 다룬 영화에선 혼자 아니면 소수의 사람들이 절박하게 애쓰는 모습이 주로 등장한다. Shattered Colony: The Survivors 역시 좀비가 득시글대는 상황이긴 하지만 다행히 주변에는 협동으로 위기를 헤쳐갈 동료들이 많이 모여있다.
Shattered Colony: The Survivors는 좀비 게임 = 슈팅 게임이라는 익숙한 공식에서 벗어나 좀비 게임이 RTS가 되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게임의 규칙은 Sniper, Barricade, Workshop, Depot 네 가지 건물을 지어가며 생존자들의 영역을 넓히고, 다리를 끊거나 구역 안에 더 이상 좀비가 존재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승리를 거두는 것이다.
Campaign을 진행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텐데 RTS치고 방법은 간단하다. Sniper는 범위 안으로 다가오는 좀비를 공격하는 건물로 Shoot into Air라는 기술을 써서 주변의 좀비를 끌어들일 수도 있다. Barricade는 말 그래도 진입로를 막는 도구이다. Workshop은 차, 집 같이 자원을 가진 지역에 세워 Ammo, Boards, Survivors 세 자원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Depot은 연결 범위를 늘려 더 넓은 범위에 다른 건물을 올릴 수 있게 해준다.
각 건물을 클릭하면 세 종류의 자원을 얼마나 배치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Sniper에 들어가는 사람을 더 많이 배정해두면 공격의 정확도가 상승한다.
진출할 지역에 마우스를 올려두면 위험도나 자원의 양이 표시된다. 앞으로 나아가기 전에 해당 지역의 색깔을 보며 위험도를 체크하는 걸 잊으면 곤란해진다.
시간마다 찾아오는 좀비 웨이브를 막는 건 그리 어렵지 않지만 본격적으로 넓은 지역에서 게임을 하게 되면서 필요한 지역을 여기저기 신경써주는 과정에서 게임의 재미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