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은 역설적으로 세상에서 누군가는 힘들고 어렵고 남들이 하기 꺼리는 일을 하며, 다른 누군가는 타인이 선망하고 편하고 좋은 일을 한다는 걸 알려준다. 사람은 누구나 평등한 대접을 받아야 하지만 그건 세상이 평등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을 구성하는 원리가 경쟁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으면 깨달을수록 좀 더 일찍 출발해야 했음을 후회하기 마련이다.
Adult Swim의 Corporate Climber는 누구나 알지만 대놓고 이야기하기는 꺼리는 주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 경쟁, 타인을 밟고 올라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음, 신분 상승.
Corporate Climber의 주인공은 쥐와 오물이 들끓는 곳에서 그야말로 맨몸으로 게임(아니면 인생)을 시작한다. 그는 온갖 위험과 어려움을 겪으며 성공을 향해 한 계단씩 올라간다.
플랫포머 게임으로 코퍼레이트 클라이머의 까다로운 난이도는 일하는 것 좀 더 나아가 인생을 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반영한 탓이다. 신분 상승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중에 마주하는 일은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몸을 다치는 것은 물론 험한 말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기도 한다. 고객들의 불만이 불똥이 되어 튀어오르기 전에 수습해야 하고 돈을 벌기 위해선 스팸 메일을 보내는 일이라도 마다할 수 없다. 높으신 분에게 굽실거리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삶을 구성하는 원리가 경쟁과 고난이긴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파워 오브 원’의 저자 브라이스 코트나이는 사는데 있어 꼭 필요한 가치로 ‘불굴’을 꼽으며 이렇게 말했다.
“절대,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포기하지 마세요. 절대로! 삶은 뜀박질이 아니라 절벽을 기어 올라가는 것입니다. 매우 가파른 절벽을 오르는 것입니다. 맨손톱으로 절벽을 부여잡고 간신히 버티면서 올라가는데, 웬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립니다. 중간에 떨어져 나간 사람들의 소리입니다. 가장 오래 버티는 사람이 승자입니다!”
주인공은 어려움을 견디기에 적합지 않은 약한 몸을 가졌지만 몇 번이고 일어서 다시 도전한다. 그야말로 불굴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그리고 그는 결국 해낸다.
게임의 엔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렇지만 다시금 인생에 있어 잊지말아야 할 메시지를 전해준다. - 자신이 진정 누구인지 깨닫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