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한 가지 음식만 파는 식당을 보게 된다. 그런 식당은 주변의 평을 듣지 않아도 음식을 먹었을 때 참혹한 경험을 하게 될 일은 얼마 없다. 잘 하는 한 가지 분야에 집중한다는 전문성과 자신감이 없으면 시도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Castle Defense의 단순한 모습을 보고 한 가지 메뉴만 내놓은 식당이 연상되었다.
고용하는 유닛은 Swordman, Archer, Knight 세 종류 뿐이고, 별도로 구입하는 아이템류라고는 성벽을 쌓는 것과 성벽에 계단을 내는 것 밖에 없다. 적과 유닛의 복잡한 상성 관계도 없고, 이자가 붙는 자원을 아끼고 아낄 필요도 없다. 단지 사방에서 밀려오는 적에게 메인 타워만 내주지 않으면 된다.
과감하다고까지 할 정도로 단순한 캐슬 디펜스는 생김새와는 달리 상당히 재밌는 디펜스 게임이다.
적은 빠르게 밀려오고 아군이 적을 막을 정도로 충분히 강하다면 몇 초 안에 한 웨이브가 끝난다. 배치할 유닛 종류도 얼마 없으니 바로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빠른 속도감 때문에 게임에 깊이 빠져든다.
단순하면서도 전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어떤 유닛을 얼마큼 배치할 것이며, 성은 어떻게 지을 것인가, 유닛 업그레이드 타이밍은 언제로 잡을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고 플레이하면 금세 끝을 보게 된다.
초반에는 유닛 컨트롤 하는 재미도 있다. 드래그로 전체 유닛의 체력을 보다, 체력이 낮은 유닛을 선택해 뒤로 돌리는 컨트롤을 해주면 초반 몇 단계는 유닛 손실 없이 진행할 수 있다. 안전한 장소에 빼돌렸던 유닛은 나중에 업그레이드해서 다시 활용할 수도 있다.
빠른 속도만큼 난이도도 급격하게 상승한다. 업그레이드의 한계는 금방 다가오니 배치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게임이야말로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 각자 디펜스 실력을 뽐내보실 좋은 게임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