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실험실에서 연구만 하는 사람들은 거의 백이면 백 인류에 해를 끼치는 일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연구실에서 부당한 대접을 받으며 ‘내가 이런 대접을 받으려고 그렇게 공부를 했던 것이 아니다!’ 하면서 심성이 삐뚤어진 사람들이 간혹 나오긴 하는 걸까. 크게 한 번 나쁜 일을 하려는 사악한 과학자들이 연합을 결성했다.
League of Evil은 사악한 과학자들의 동맹을 무너뜨리고 지구를 지켜내기 위해 대활약을 펼치는 영웅의 모험을 그린 액션 게임이다. (어쩌다 과학자가 사악한 직업의 대명사가 된 걸까. 위험하기로 따지면 사악한 정치인이 훨씬 위협적이지 않나...)
줄기차게 다루는 플랫폼 게임이지만 League of Evil은 유독 신나는 면이 있다. 배경에 깔리는 음악의 중요성을 한 번 언급하고 지나가는 게 좋겠는데 게임이나 영화나 드라마나 음악을 잘 쓰면 감동이 배가 되기 마련이다. League of Evil의 음악은 8비트스러움을 살리면서도 몸을 맡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흥겨움으로 게임에 즐거움을 더하고 간혹 짜증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여유를 가지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게임의 서두에서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 지구를 위협하는 악의 무리를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하고 심지어는 세상이 나만 의지하고 있다고까지 말하는데 C키를 사용한 공격이 오직 주먹질에 불과하다. 게임을 하다보면 ‘나도 총 좀 달라고’를 외치게 되기까지 한다. 이성의 상징인 과학자를 때려잡는데 원시적인 수단을 사용한다는 심오한 뜻 따위가 숨겨져있지는 않겠지만 아무튼 빈약한 주인공의 무기는 게임에 어려움을 더하고 결국 정교하고 신중한 움직임을 필요로 하게 한다.
단순한 공격 방법을 보면 알겠지만 주인공의 능력에 특출난 부분은 없다. 더블 점프할 줄 알고, 벽 점프 하는 정도. 적을 때려주는 걸 보면 힘은 센 것 같다만. 그래서 리그 오브 이블은 더욱 플레이어의 실력이 필요한 게임이라고 하겠다.
총 40개의 스테이지로 게임의 양로 꽉꽉 채워져있어 과학자를 잡는 것만 목표로 해도 충분하지만, 달성 목표를 위해 어려운 지형에 위치한 가방을 가지고 오는 것이나 빠른 시간 안에 공략해 별을 얻는 것 등을 목표로 하며 게임을 좀 더 폭 넓게 즐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