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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어드벤처

누가 이런 게임 캐릭터를 생각할 수 있었겠는가 - You Have No Legs

바로 앞에서 Wrath of Anubis 2를 소개하기도 했지만 고고학은 게임계에서는 정말 위험한 학문이다. 그것이 문화재의 소유권을 불법적으로 이전하는 행위를 고상하게 이르는 단어로 쓰이지 않는 경우에도 말이다. 여기 게임계에서 관련 학문을 전공하는 것의 무모함을 알려주는 게임이 하나 더 있다.

You Have No Legs는 고고학을 연구하던 잭이라는 사람이 발굴 현장에서 깊고 깊은 구덩이 속으로 떨어진 후 엄청 고생하는 내용을 다룬 게임이다. 잭의 경우는 구덩이에 떨어지기 전에도 그리 순탄하게 살았을 것 같지 않기는 하다. 그에게는 다리가 없기 때문이다.

You Have No Legs

신체에 결점을 가진 게임 캐릭터라는 다른 사람들이 써보지 않은 아이디어를 시도한 것은 게임 내내 새로운 체험을 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You Have No Legs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아이디어고 플레이를 즐기는 사람들은 그 점에 만족하고 있다.

조작은 마우스로만 한다. 클릭을 하면 바닥이나 벽 등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부위를 움켜쥐게 된다. 그 상태로 드래그하면 잭의 몸이 움직이고 바닥을 놓았다 쥐는 행동을 반복하며 캐릭터를 이동시킨다. 클릭의 경우는 Z, X, 스페이스바로 대신할 수 있긴 하지만 클릭하는 것과 반응이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아 정교한 움직임은 아무래도 마우스를 쓰게 된다.

You Have No Legs 02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장애물이 가로막을 때도 있지만, 어떤 경우는 캐릭터의 능력이 부족해 진행이 안 되기도 한다. 그럴 땐 주위를 둘러보며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 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진행 과정에서 아이템을 하나씩 습득하면 로스트의 섬에서 존 로크가 겪었던 것 같은 일을 주인공도 겪게 된다.

You Have No Legs 03

중간 중간 파란색의 샘을 만나면 진행 과정은 세이브가 된다. 캐릭터의 HP가 모두 소진되는 경우나 게임을 그만 두었다가 다시 시작하는 경우 전에 세이브가 되었던 시점부터 게임은 다시 시작된다.

조작은 영 쉽지 않아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첫 세이브 포인트 이후 주어지는 등반의 시련조차도 난감하게 여겨질지 모르겠는데 벽을 한 번 타보면 게임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기술은 어느 정도 익히는 셈이 된다.

그렇지만 바로 그 조작의 어려움 때문에 게임은 플레이어와 공정한 대결을 펼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게임의 완성도가 좀 떨어지는 편이라 캐릭터가 한 쪽 방향만 바라보고, 다리뿐 아니라 팔꿈치도 성치 않고 해서 조작이 불편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가장 불편한 일은 몸을 흔드는 표현을 제대로 구현되지 않아서 생기는데, 그런 경우에는 이런 상황에선 정말 적절치 않은 단어가 머리속에 떠오르는 걸 막을 수가 없다.

몇 가지 불편한 점에도 불구하고 독창적 아이디어 하나로 점수를 크게 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새로운 아이디어에 매력을 느끼는 분들이라면 즐길 여지가 꽤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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