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다뤄봤던 타워 디펜스 게임을 대강 살펴보면 일반적인 규칙을 따르기 보다는 자기만의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게임을 주로 다뤘던 것 같다. 꼭 디펜스 게임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게임은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게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디펜스 게임이 Born of Fire TD이다. RPG와 타워 디펜스 게임을 적절하게 섞은 본 오브 파이어는 차별화된 디펜스 게임을 찾던 게임팬 여러분들의 입맛을 자극할 것 같다.
마법, 검, 활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길을 따라 전진하는 어둠의 자식들을 공격한다는 설정은 Protector를 연상시키지만, 본 오브 파이어가 가진 다른 점은 각각의 캐릭터는 영웅 유닛으로 자신이 보유한 캐릭터는 한 명 한 명 유일한 존재라는 점이다. 타워 그러니까 공격자는 돈을 주고 구입하는 물건이 아니다.
영웅들은 총 일곱 명까지 출현하고 스테이지를 공략할 때마다 한 명씩 출현한다. 이들은 경험치를 쌓아 레벨업을 하면서 점점 강력해지고 별도의 스킬 트리를 통해 특수 기술을 보유하게 된다.
화면 하단에 보이는 영웅의 얼굴 우측으로 자동으로 시전되는 기술을 두 개까지 선택해 지정할 수 있다. 수 많은 기술을 보유할 수는 있지만 한 번에 지정할 수 있는 기술은 두 개라는 점은 레벨업 때마다 선택을 강요한다. 다행인 건 총 일곱 명의 캐릭터가 네 가지 클래스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계열의 캐릭터는 서로 담당한 기술을 다르게 해서 공격용 캐릭터와 보조 캐릭터 같은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스킬 트리는 그림과 같은 모양으로 생겼다. 상단에 < 버튼을 클릭하면 배정한 포인트를 제약없이 되돌릴 수 있어서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하는데 부담이 없다. 캐릭터의 레벨이 두 자리수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한 스킬로 포인트를 몰아줄 수 없게 되는데 그럴 때는 보조 스킬(예: 많은 마나를 사용하는 마법을 보조하는 마나 회복 기술)에 포인트를 배분하고 때때로 하단의 기술창을 클릭해 사용하는 기술을 바꿔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맵은 한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의 크기를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유닛을 어디에 배치할 것인가는 크게 고민되지 않는다. 적들은 두 갈래나 세 갈래로 나뉘어 공격해오고, 두 줄기의 경로가 만나는 지점에 유닛을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
정지 버튼이 없어 유닛 배치를 위한 시간이 부족하고, 컴퓨터의 리소스를 많이 잡아먹는 단점이 있지만 다른 디펜스 게임과 차별된 특징이 매력적이라 게임에 등을 돌리게 되지는 않는다. 캠페인(Normal)로 시나리오를 정복해도 게임은 끝난 것이 아니다. 난이도를 높인 Hell, Army of Darkness, Eternal Damnation 등의 모드를 선택해 자신의 디펜스 실력을 뽐낼 때까지 게임은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