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없이 쏟아지는 게임들 중 그 이름을 기억에 남기는 게임은 얼마 되지 않는다. 하물며 누구도 주의 깊게 보지 않는 개발진의 이름이야 몇이나 기억할까. 그렇지만 이거 마음에 드는 게임을 만들어내는 사이트나 개발진의 로고가 반복해서 보이기 시작하면 어느 틈엔가 이름이 각인되는 경우가 생긴다. 그렇게 플레이어의 기억 속에 남는 개발진의 이름 중에 Mikengreg가 새롭게 포함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전작 Solipskier가 뜨거운 반응을 모은지 얼마 되지 않아 뒤따라 나온 Liferaft: Zero는 이들이 탄탄한 기본 실력을 바탕에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게임은 많은 것을 알려주지 않고 시작한다. 배경은 실험실로 보이고 연구원 복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주인공을 지켜보고 있다. 그녀는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고 자신과 똑같이 생긴 수십 명의 사람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 방향키와 S키(혹은 A, Z, X키)로 장애물을 넘어 종이 있는 곳까지 가야 한다. 벽을 타고 있는 상태에선 벽점프를 할 수 있고, 빨간 점이 있는 사각형에는 점프 중에 다시 S키를 눌러 줄을 잡고 매달릴 수도 있다.
노란색 종이 있는 곳까지 가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는 않다. 게임의 난이도를 높이는 건 ‘사탕’인데 몸에 좋으니 어쩌니 하며 감언이설을 하지만 그저 실험대상을 좀 더 가혹하게 굴리려는 속셈으로 보인다. 사탕은 곧바로 포탈의 케익을 연상시키는데 게임의 분위기가 여러 모로 비슷하기에 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
중간에 보이는 사탕을 하나씩 모으면 스테이지 선택 화면에서 역방향으로 나오는 보너스 스테이지가 하나씩 열린다. 보너스 스테이지는 일반 스테이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난이도가 높아져 게임 중에 실망을 느꼈다면 도전해볼만한 장소가 된다.
사탕을 얻으려고 노력하다보면 알게 되지만 줄을 활용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감을 잡기 어려운 분들에게 팁을 들이자면 좌우로 몸을 흔드는 중에 줄의 길이를 조절하면 가속도를 얻어 높이 뛰어오를 수 있다. 그럼 실험용 쥐가 되어 생존을 위해 발버둥쳐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