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gdoll이라고 하면 사전적으로는 천과 솜 등으로 만든 인형을 말한다. 그렇지만 플래쉬 게임 등에서 ‘랙돌’은 끈 없이 움직이는 마리오네트 정도로 표현된다. 랙돌은 보통 대포 안에 담겨있다 발사 되거나, 흐물흐물하게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거나, 유명인 얼굴을 붙여 가지고 노는 정도로 활용되었다.
게임의 주인공이기는 하지만 괴롭힘의 대상이거나 중심이 아닌 주변에 머무는 캐릭터로 활용되기 십상이었다.
그러나 여기서는 다르다. Ragdoll Tennis는 랙돌이 완벽한 주인공이다. 한 자리 꿰차고 어엿한 테니스 선수가 되었다.
문제는 온몸에 뼈가 하나도 없는 것처럼 (당연하겠지!) 움직인다는 것이다.
우선 랙돌 테니스를 진행하려면 움직임에 익숙해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WASD 혹은 방향키로 이동하는데 몸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라켓이 이동한다. (그럼 여기서도 주인공은 라켓인가...)
상하좌우로 떠다니며 날아오는 공을 제대로 맞출 수 있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공의 움직임을 잘 추적하는 팁이라면 아래 그림자를 지켜보는 방법이 있다.
랙돌이 주인공인 게임이라면 단순히 공만 추적하는 게임일 거라는 인상을 받겠지만 그렇지 않다. 필살기와 레벨업도 등장하는 제대로 된 테니스 게임이다.
공을 맞추는 것에 익숙해지면 다음 단계는 스페셜 스트라이크를 익히는 것이다. 라켓을 강하게 이동시키면서 공을 치면 정도에 따라 Special 혹은 Super 샷을 치게 된다. 경기 중에 이런 샷을 얼마나 했느냐에 따라 경험치에 가산점을 얻게 된다.
레벨업을 해서 포인트가 생기면 반짝이는 Character 창을 클릭해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기술을 강화할 수 있다.
- Shot Power: 서브나 기본 공격을 강하게 한다.
- Court Control: 앞 뒤로 더 이동해 더 많은 공간을 커버할 수 있게 된다.
- Speed: 라켓의 움직임을 더 빠르게 한다.
- Adrenaline: 슬로모션 모드가 발동되는 위치가 넓어진다.
- Weight: 몸을 가볍게 만들어 관성을 줄이고 움직임이 편해지게 한다.
- Special: 스페셜 샷의 힘을 강화시킨다. 그러나 발동시키기는 좀 더 어려워진다.
단순한 스포츠 게임은 꼼수를 쓰기 쉬운 편인데 랙돌 테니스에서는 틈을 찾기가 어렵다. 상대가 강해질수록 빈틈도 없어지고 전국구 대회로 나갈수록 얘들이 괜히 월드 클래스가 아니구나 싶어진다. 한 명씩 꺾어가면서 우승에 다가가는 재미를 느끼게 해줄 게임이 아닌가 싶다.
다만 상대방의 실력 외에 캐릭터가 가진 흐물흐물한 몸이 빈틈 그 자체라는 건 괴로운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