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까는 건 피해를 받는 사람만 없으면 재미있는 일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신나게 단점을 들춰내는 이야기를 할 시간이다. 앞서 무엇이 게임을 재밌고 즐길만하게 만드는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무엇이 게임을 재밌게 만들까를 생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떠오른 다른 생각 – 그렇다면 무엇이 게임을 구리게 만드는지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이번에도 평가의 기준은 다른 게임이 아닌 플래쉬 게임이다.
앞에서 했던 이야기들을 뒤집어 놓으면 이렇다.
디자인과 그래픽이 엉망이고, 게임 아이디어가 진부하고, 난이도가 지나치게 쉽거나 어렵고, 뭐 하는 게임인지 한눈에 알 수가 없고, 음악과 배경음에 신경을 전혀 안 썼으며, 하고 있는 게임에 전혀 몰입되지 않고, 자유도가 떨어지며, 불쾌한 체험을 하게 하거나,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게임은 재미 없다.
좋은 게임의 조건을 반대로 뒤집어 놓은 걸 적고 보니 상상했던 것보다 더 참혹하다. 뭐가 왜 나쁜지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공감하실만하니 더 설명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단, 하나 완성도에 관한 건 말하고 넘어가야겠다.
아직도 ‘게임을 제작한 본인이 발표 전에 한 번도 플레이 해본 것 같지 않은 게임’이 꽤 많기 때문이다. 따옴표 안의 문장을 최소한 지켜야 할 기준선이라고 보는데 예를 들자면 이런 것들이다.
얼마 전에 마우스를 드래그해 화살을 쏘는 게임을 하나 해봤다. 몇 번을 쏴도 화살이 도무지 어디로 날아갈지 알 수가 없었다. 처음 몇 번은 시작할 때 어느 정도로 날아갈지 힘의 세기를 화살표로 표시해주지 않아서였다. 반복해서 발사해도 도무지 적응할 수 없었다. 세게 당기면 화면 밖으로, 약하게 당기면 코앞으로 떨어져 도무지 중간 단계라는 게 있는 것 같지 않아 보였다.
좀 더 심한 예. 과녁이 표시하는 지점으로 총을 발사했는데 1cm 정도 위쪽에 맞는 건 80년대를 끝으로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풍경이 아니다. 그 1cm도 정확히 위쪽을 맞추지 않을 거란 건 다들 짐작하시는 그대로이다. 화면 가득 적이 나타나고 게임이 버벅거리면서 총알이 박히는 지점은 뱅글뱅글 돌기 시작한다. – 다시 말하지만 80년대 이야기가 아니다!
1. 표절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걱정하는 일이 하나 있다. 표절한 게임을 좋다고 추천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플래쉬 게임계에서 남의 아이디어를 도용하는 사례는 너무나도 많고, 모든 게임을 하나씩 해볼 수도 없기에 언제라도 가능성있는 일이란 걸 생각하면 정말 걱정되지 아닐 수 없다.
Death vs. Monstars를 한 스테이지만 플레이하고 이어서 Tail Anger란 게임을 잠깐만 해보시길 바란다. 한 게임이 다른 게임을 노골적으로 표절해 도대체 서로 다른 게 뭔지 알아볼 수도 없을 지경이다. 누가 누구 걸 베꼈을지 짐작해보시길 바란다.
원작은 Death vs. Monstars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 중 최악의 표절로 손꼽을 수 있는 사례이다. 다행인 건 표절작은 언제나 원작보다 질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품질의 차이가 그나마 표절작을 걸러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봐야 할까.
Deathpenalty와 Zombieland도 완전히 같은 게임이다. 그러나 이걸 표절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같은 사이트에서 서비스하고 있고 Zombieland는 영화 홍보를 위한 게임이니 게임 아이디어를 재활용한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거다. 다만 아이디어를 대단히 게으른 방식으로 재활용하는 것 뿐이다. 앞뒤 사정을 몰랐다면 이걸 어떻게 평가했을까.
표절은 게임을 나쁘게 만드는 일 중 첫번째로 뽑을 정도로 죄질이 나쁜 행위다. 무언가를 만드는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 남의 걸 베끼고 앉았다면 차라리 다른 직업을 알아보는 편이 좋을 거다.
2. 빈틈
전반적인 난이도에 문제가 없어도 쉽고 어려움의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심각한 빈틈이 있을 때다. 비행 슈팅 게임을 하는데 한 쪽 구석에 총알을 맞지 않는 자리가 있다면 난이도고 뭐고 다 끝난 거다.
괜찮은 게임이지만 의외로 하나의 빈틈 때문에 김이 새는 경우가 종종있다. 여러분이 모두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것처럼 게임이 어렵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빈틈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틈이 있다면 언젠간 밝혀지기 마련이다. 나는 비겁하게 하지 않겠어라고 무시하려고 해도 한 번 알아낸 틈을 완전히 외면할 수 없다.
빈틈은 게임을 내놓기 전에는 테스터가 필요한 이유 중 하나다. 허점이 없는 게임도 드물지만 가능한 여러 사람에게 돌려서 너무 어이없는 실수는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3. 스토리 혹은 설정 상의 결함
게임 만들려면 정말 다양한 분야에 능통해야 한다. 그림에도 소질이 있어야 하고, 프로그래밍도 잘 해야 하고, 음악 고르는 눈 아니 귀도 필요하다. 그리고 또 하나 더. 좋은 이야기꾼이기도 해야 한다.
탈출 게임 I remain을 봤을 때 ‘이거 괜찮은데. 소개해야겠다.’고 마음 먹었고 진짜로 거의 올릴 뻔 하기도 했다. 주인공이 차 위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I remain은 좀비의 위협에서 도망을 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집 안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문제를 해결하고는 밖으로 나와 차를 타고 좀비 무리를 벗어나는 걸로 끝이 난다. (스포일러라고 생각할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줄거리는 예상 가능하고, 탈출 게임은 과정 자체가 중요하니까 내용은 그냥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게임 중간에 집 밖에 주차된 차의 지붕 위로 올라가는 장면이 있다. 좀비를 피해 문 대신 썬루프를 택한 건데 바로 여기가 문제였다. 사람이 차 위로 올라갔는데 바로 옆에 있는 좀비들이 그저 어슬렁 거리고 있는 게 아닌가! 좀비물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이런 장면은 말이 안 되는 거였지만, 요즘 같이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좀비가 수두룩한 세상에서 이런 설정 상의 결함은 눈 감아주기 힘든 부분이었다.
마침 댓글 중에도 이런 걸 발견했다.
"Oh, he's on top of the car. I guess we could, you know, climb on top of the car too, and eat him, but nah. Too much effort. I'll just stand here and gently wave my hands in the air. That should scare him."
(오, 놈이 차 위에 있다. 너도 알겠지만 우리도 차 위로 올라가서 저 자를 먹어치울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뭐 좀 힘드니까. 여기 서서 점잖게 손이나 흔들어 줘야겠어. 그게 저 사람을 겁먹게 할 거야.)
4. 지나친 폭력성
올릴까 하다 만 게임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하나 더 할 이야기가 있다. 요전에 게임 컨트스트 The Longest Lasting Game Contest를 소개한 적이 있다. Endless Migration은 그 대회의 1등이었고 재밌게 한 사람도 많았다. 블로그에 소개한다면 재밌게 즐길 분들도 꽤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결국 다루지 않은 이유는 불필요하게 폭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Endless Migration은 철새의 이동을 소재로 한 게임인데, 직접 움직이는 캐릭터는 리더가 되는 새 한 마리다. 끝없이 하늘을 날며 주변의 새들을 불러모아 무리를 만들고 비행기들을 피해야 한다. 이동 중에 비행기에 부딪히면 새들은 피떡이 된다.
문제는 리더가 불러오지 않은 새들은 비행기에 부딪히지 않는다는 거였다. 가만히 뒀으면 멀쩡히 제 갈 길 갈 새들을 괜히 불러들여 끝도 없이는 죽이는 게임이라니. 이 점은 엔딩이 존재하지 않는 게임이기에 더 자극적이기도 했다. 언젠가는 모두 죽는 걸로 마무리가 된다는 걸 알면서도 부질없이 죽음을 되풀이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한 가지 문제가 눈에 들어오자 다른 문제점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게임에 등장하는 비행기들은 지나치게 많아서 명절의 고속도로를 보는 기분이 들 정도인데 새의 비행과 비행기의 비행 사이에 다른 물리 법칙이 적용된다. 그러니까 비행기끼리는 겹쳐도 터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이걸 위의 3번 '설정 결함'에 포함시켜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의문이었다.
이와는 반대로 Hippolyta나 Achilles는 과격한 장면이 계속 등장함에도 블로그에 소개했다. 표현상의 차이가 거부감을 일으키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결정한다고 생각해서이다. 전쟁 포로로 탈출하는 여전사나 전쟁에 참여한 한 영웅을 다루는데 있어 철철 넘치는 피는 생생함을 부여하는 수단이 된다. 반대로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사고에서 비행기 전체를 덮을 정도로 표현되는 피는 거부감을 일으킨다.
점잔빼는 사람처럼 말하고 싶지는 않다. 스스로도 과격하다고 할 수 있는 게임을 즐기기도 한다. 다만 불필요한 장면으로 느껴지지 않게 신경쓸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Endless Migration의 문제는 단 하나의 설정만 바꾸더라도 괜찮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리더가 찾아가서 곧 죽을 피해자를 데리고 오는 것이 아니라 위험한 상황 때문에 새들이 스스로 리더에게 몸을 맡긴다면 어땠을까. 동료의 죽음에 책임감을 느끼면서 좀 더 살려보려고 애를 쓰게 되지 않았을까.
5. 너무 튀는 아이디어
뭐든 지나치면 곤란한 법. 지루하고 반복적인 아이디어가 게임을 망치는 것처럼 과도한 의욕이 게임을 망가뜨리는 경우도 있다.
Take Something Literally는 다양한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퍼즐 게임이다. 이 게임에선 보통의 퍼즐 게임이 시도하지 않는 색다른 방법들을 몇 가지 시도했다. 우클릭이나 새로고침을 이용하는 풀이는 괜찮았고, 전에 겪어보지 못 한 몇 가지 참신한 방법도 좋았다.
하지만 주변 기기를 사용해야만 하는 수준까지 가버리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어떤 단계에서는 마이크를 사용해야 했고, 어떤 단계에서는 프린터로 정답을 출력해야만 했다. 모든 이용자가 자신의 컴퓨터에 이런 기기를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해결 과정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끝내지 못 하는 좌절감을 맛봐야만 했다.
게임 중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는 문제로 곤란함을 겪는 건 거의 최악의 사태 중 하나이다. 당연히 상당수의 이용자들이 분노의 댓글을 남겼다. 마이크나 프린터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쓰지 않는 걸 굳이 찾아서 연결하고 출력하는 과정은 상당히 귀찮고, 게임을 하는 도중에 단절이 일어난다. 프린터에 종이를 끼워넣으면서 ‘내가 뭘 하고 있는 거지?’란 생각을 안 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으며, 게임을 끝낸 뒤 남겨진 종이를 보면서는 무슨 생각이 들겠는가. 참신한 아이디어만 쫓다가 단점을 생각하지 못 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6. 제작자의 뇌
한 사람의 머릿속에 무엇이 들었나 보여주는 한 마디 말이 있다. 예를 들면 ‘요즘 밥 굶는 애들이 어디있습니까?’ 같은 것들. 영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결정적인 한 마디는 확 깨는 느낌을 준다.
게임 중에도 만든 사람이 평소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의심스러워지는 장면을 보는 순간이 있다. 최근에 했던 것 중에는 The Sleeping Beauty 2500라는 게임이 그랬다.
서기 2500년 세상은 황폐해지고 여자들은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된다. 플레이어의 임무는 하나 남은 건강한 여자를 ‘다른 사람들’ 보다 더 빨리 찾아내는 것이다. – 라고 설정은 밝히고 있다.
만든 사람은 총든 사내 무리가 자신의 자궁(‘자신’이 아니라 ‘자궁’)을 노리는 상황에 놓였을 때 사람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찾았는데 여자가 하지 않겠다면 어쩔 건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보면 그림이 끔찍해진다. 뜯어보자면 문제가 한 둘이 아니다. 세상이 다 망했는데 아이가 태어나면 또 어떻게 할 건가.
그냥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에 저런 설정이 가능했을 것 같지만, 반전의 가능성이 혹시 있지 않을까 끝까지 해보았다. (보통 이 정도 선에서 거의 그만두지만 나쁜점을 잔뜩 찾고 있었으니...) 발견된 여자는 단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좋다고 주인공을 따라 나섰다.
만든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딱 하나였다. 집에서 컴퓨터만 붙잡고 있지 말고 나가서 연애도 좀 해보고 그래라.
7. 일반적인 게임 규칙을 무시한다.
어떤 상황에서는 어떤 일이 생긴다는 걸 굳이 정하지 않아도 폭 넓게 통용되는 규칙 같은 것이 있다. 예를 들어 파란색은 MP를 채우는데 사용한다는 의미로, 빨간색 HP를 채우는데 사용된다는 의미로 쓰인다. 이런 규칙은 이전에 나온 게임의 규칙을 따르는 역사적인 맥락과 같은 장르의 게임이 두루 사용한다는 범용성 때문에 함부로 고치면 곤란한 부분이다.
친절한 설명도 없었는데 아껴두었던 파란색 아이템을 MP를 회복하려고 쓰는 순간 적의 체력이 깎인다면, 그 순간 플레이어는 황당함을 느끼고, 아이템을 활용하기 위해 포기했던 기회비용 등을 생각하게 된다. 이건 문법을 함부로 고치려는 것과 같은 시도이다.
규칙까지는 아니지만 보통 이런 경우에서는 이렇다는 익숙한 상황들도 있다. 시선이 닿지 않는 화면 밑으로 점프할 때는 난데없이 적이나 가시가 나타나지 않는다 같은 것들이다. 별도의 체력 없이 한 번의 공격에 쓰러지는 캐릭터를 움직일 때 바닥에 아무 것도 없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뛰었는데 갑자기 공격당한다면 그건 일종의 배신이다.
다른 게임과 차별성을 내세운 창의적인 게임이 아닌 이상 일반적인 게임 규칙을 무시하는 건 그저 짜증만 유발하는 일이다.
8. 느리다.
템포가 느리다는 건 요즘 같은 세상에선 그 자체로 단점이 된다. 간접 경험을 하게 해주는 매체들은 – 드라마, 영화, 소설 등등 – 세월이 흐를 수록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의미를 담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앞서 쌓아놓은 유산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즐기는 사람들도 익숙해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외국 드라마 중에는 블루레이나 DVD 같은 플레이어로 영상을 다시 본다는 것을 당연스럽게 전제로 두고 중요한 장면도 몇 컷 정도 되는 굉장히 짧은 시간 동안만 보이게 편집하기도 한다. 이런 속도에 익숙해진 시청자의 입장에서 예전에 나온 영상물을 보면 느리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느린 게임은 살아남기 힘들다.
느리다는 건 말 그대로 캐릭터의 움직임 자체가 느리다는 것부터 진행이 느리다는 것까지 넓은 범위에 해당한다. 화면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이동하는데 한 세월이라면 더는 진행하지 않고 당장 그만 둘 분들이 여기에도 많을 줄로 안다. 재밌는 게임이 지천에 널렸는데 답답함을 참아가면서까지 게임을 해야 할 이유를 찾기 힘들다. 또한 다른 속도감에는 문제가 없더라도 레벨업을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지난 번 글에서 언급한대로) 한 스테이지가 지나치게 길다거나 하는 것으로도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단지 속도감 그 자체만의 문제는 아니다. 게임 중에 할 일이 없다거나 한가하다거나 하는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이 찾아와서 클릭한 손님의 발길을 돌리지 않게 하는데 중요할 것이다.
9. 귀찮다.
위에서 언급한 목록에 비하면 이번에 말하려고 하는 건 비교적 사소한 부분이다. 단지 게임 중에 귀찮은 상황에 놓이게 되는 때 불편함이 있다는 수준이다.
오직 키보드만을 사용하는 게임 중에 간혹 마우스를 써야 하는 순간이 있다. 예를 들면 방향키로 이동하고 A를 눌러 공격하는 게임을 하는 중에 P를 눌러 잠시 멈출 수 있다고 치면, 다시 게임을 시작할 때 P를 눌러 돌아가지 않고 마우스를 클릭해야 하는 때이다. 달리 마우스를 쓸 일이 없이 오직 그 순간만을 위해 클릭해야 한다면 손을 움직이는 게 귀찮아진다.
잠시 멈춤 정도는 귀찮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괜찮은데, 여러 개의 레벨로 이뤄진 게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걸 굳이 마우스로만 하게 하면 게임에 방해가 된다. 마우스에서 손을 떼고 다시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조작에 방해를 주는 수준이 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키는 언제나 충분히 남는만큼 마우스가 할 일을 아무 키에나 배정해주면 불편이 줄어들 테니 게이머의 편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좀 더 즐거워지지 않을까 싶다.
200회를 맞으며 작성한 길고 긴 글이 끝났다. 서두에서도 말했지만 생각해본 좋고, 나쁨의 기준을 블로그에 올린 게임마다 하나하나 적용해본다면 모순되는 결과를 확인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오랜 시간 게임을 하면서 나만의 기준이라는 것이 있기는 했지만 판정은 거의 간단하게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어떤 걸 중요하게 봐야 할지 생각하는 과정을 가졌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는 일이 아니었나 싶다.
블로그를 찾는 분들이 어떤 마음으로 방문해 어떤 마음으로 떠나는지 알 수는 없지만 기대를 가지고 찾아와 만족하고 떠났으면 좋겠다. 실제로 그럴 수 있는 내용물을 채워넣는가를 생각하면 언제나 의심이 든다. 많은 분들이 찾아와 즐기고 가는 존재할만한 가치가 있는 블로그가 되었으면 한다. 긴 글을 적었던 게 가치를 쌓는데 도움이 되었길 바라고, 앞으로 더 괜찮은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한 번 해보면서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