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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

본격 고철수집 게임 - Redshift

되도록 하지 않으려고 하는 일 중 하나가 어떤 게임에 대해 혹평을 하는 일이다. 게임 만드는 일이 쉬운 일도 아니고, 박하게 평가한 게임을 즐기는 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즐기다 가는 공간을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블로그를 시작하기도 해서 그렇다. 하지만 이번에는 안 하던 짓을 한 번 하고 싶다.

운없게 당첨된 게임의 이름은 Redshift. 그렇다고 수준 미달인 것도 아닌데...

Redshift

일단 첫번째 스테이지를 시작하면 뽕필 가득한 배경음악이 흘러나온다. 음악을 들으며 빠르게 흘러가는 배경을 보고 있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고속버스에 올라탄 느낌이 물씬 풍긴다.

어깨춤을 들썩이며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적이 어지간해선 터지질 않는다. 비행 슈팅은 적의 미사일을 피하면서 공격하는게 제맛인데 적이나 나나 서로 일자로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으니 서로 신중해질 수밖에.

에, 그런데 ‘Miss’ ?? 미사일이 적에게 맞는 걸 내가 두 눈 뜨고 봤는데 이게 무슨 소리야.

RPG 요소를 도입해서 그렇단다. 경험치를 얻어 레벨업을 하면 공격력도 올라가니까 적기도 곧 쉽게 터질 거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휘두르는 무기를 피한 것도 아니고 뻔히 미사일이 맞는 걸 봤는데 미스샷이라니. 능력치 중에 LCK로 표기되는 부분은 무려 Luck과 Critical Chance다. 적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운’도 필요하다.

비밀을 말하자면 사실 레드쉬프트는 RPG도 슈팅도 아니다.

겉보기에 비행 슈팅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레드쉬프트는 고철수집 게임이다. 적을 공격하면 간혹 쇳조각이 떨어지는데 기체 아래 달린 리어카에 쌓아두면 인벤토리에 목록이 품명이 표시된다. P를 눌러 수집품을 확인하면 재활용(Recycle)이란 메뉴를 볼 수 있다. Recycle Duplicates 버튼은 같은 품목끼리 분리수거하는 기능이다. 고철 다섯개를 재활용 센터로 가지고 가면 부품 하나로 바꿔주는 Redeem 버튼이 나타난다. (미스샷이 그렇게 많이 나는 것도 이분들이 뭘 쏘고 이러는데 전문가가 아니라서이다.)

그리고 Redeem 버튼을 누르면? 짜잔. 센터로 갖다준 것과 같은 고철이 나온다. 진짜로 고철이 나온다! 얻는 부품 중에는 망가지거나(broken) 녹슨(rusted) 것도 있다.

요즘 업계 사정이 만만치가 않아서 수집 중에 분쟁이 생기는데 이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쉴드이다. S버튼을 누르면 미사일을 다시 튕겨내거나, 흡수해뒀다 D키를 눌러 EMP를 쓸 수 있다. 쉴드 때문에 스테이지 후반에 등장하는 대형 업자가 등장하면 게임이 더 쉬워진다. 적이 미사일을 많이 쏠수록 EMP 쓰기가 편해져서.

난이도 이야기가 나온 김에 말하자면 이건 어디까지나 고철 수집 게임이라서 스테이지가 진행된다고 해서 딱히 난이도가 올라가진 않는다. 그저 수집 지역이 달라져서 수집품에 다소 차이가 있을 뿐이다.

고철 수집이 매력적인 게임 소재는 아닌 것 같지만, 업계 거물로 성장해가는 스토리는 감동적인 면이 있는 법이다. 시간이 남는다면 한 번 고철업계에 관해 알아보는 것도 괜찮은 일일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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