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ign이 표현하는 세계는 여러 모로 미로이다. 미로를 만들어 놓고 플레이어가 길을 찾도록 하는 게임이니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미로’를 어떻게 표현해두었는가를 살펴보면 여러 가지 면에서 미로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WASD, 방향키를 동시에 사용해서 움직인다는 정보를 보고 조작을 시작하면 현실에 있을 법하지 않은 공간을 마주하게 되며 당황하게 되고, Feign이 막힌 듯 막히지 않은 공간을 표현해둔 것에 신선한 자극을 받게 된다.
단순한 음의 반복에 불과하지만 배경 음악도 미로를 돌아다닌다는 정서를 느끼게 해준다. 음악만 떼놓고 봐도 하나의 미로라는 생각이 드는데 ‘막힘’, ‘정체를 알 수 없는 곳’이라는 느낌이 잘 전달된다. - 게임 음악이 플레이어가 어떤 경험을 하는지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잘 표현된 게임 음악을 접하면 늘 그런 쪽에 점수를 주게 된다.
페인은 플레이어가 골목길 탐험이 아닌 미로 탐험을 하게 잘 디자인되었다는 점에서도 괜찮은 미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작 화면에서 보이는 것 같은 사람을 아홉 명 찾는 목표는 은근히 달성하기 어렵다. 길을 따라가면 다음 장소가 나오긴 하지만 비슷비슷하게 생긴 모습을 보며 가야할 곳을 찾는 일은 꽤 까다롭다.
게임에는 보스 클리어, 엔딩, 달성 목표 채우기 등 여러 가지 목적이 있겠지만 게임이 주는 정서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해보이는 것들도 간혹 보인다. 페인도 미로의 분위기를 느끼는 것만으로 자기 할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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